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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사목소식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신학보사] 사랑의 목마름을..

홍보부 2011-01-05 조회  2910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신학보 2010년 11월 29일 통산 187호 2면 기사내용입니다.]


사랑의 목마름을 적셔주는 단비, 교정사목

김성은 신부(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이번 호는 천주교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성은(베드로) 신부를 만나 교정사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번호를 끝으로 1년간 ‘교구 안의 특수사목’이라는 주제로 연재한 기획은 마무리된다. 본 학보에서 소개한 4개의 특수사목(이주사목, 병원사목, 직장사목, 교도사목) 이외에도, 교구 안에서 직접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서는 특수사목이 많이 있다. 본 기획이 신학생들에게 특수사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의 사제상을 형성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교정사목이란 무엇인가요?


한국에서의 교정사목은 2003년 5월 법무부에서 사단법인이 허가되어 현재 ‘사단법인 천주교사회교정사목위원회’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천주교사회교정사목위원회의 목적은 수용자와 출소자들과 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 그리고 범죄 피해로 입은 피해자들에 대해 복음정신에 입각하여 참 인간화와 사회복음화를 이루는 것이다.

교정사목은 수용자에서부터 수용자의 가족, 출소자, 피해자 가족,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를 사목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수용자들이 교화할 수 있도록 교도소에 직접 찾아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대화를 나누며, 수용자 가족에 대한 지원사업도 함께 한다. ‘기쁨과희망은행’의 운영을 통해 그들이 출소했을 때 사회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들이 입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사목에 관심을 자기고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신학과 2학년 때, 사순특강으로 그 당시 교정사목을 하고 계시던 신부님께서 신학교에 오셨다. 그때 사형수들이 쓴 십자가의 길 묵상 기도문으로 기도를 하게 되었는데, ‘저런 곳에서도 하느님을 찾을 수 있구나. 사형수들도 하느님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와서 사회체험 기간에 교정사목센터에서 봉사를 했다. 신부님과 함께 사목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교정사목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복학해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고 논문도 교정사목에 관하여 쓰게 되었다. 사제가 되어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틈틈이 활동을 하다가, 군종 신부를 마치고 지금 이렇게 교정사목위원장으로 오게 되었다.


범죄자들을 위한 사목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견에 대하여…


사실 교정사목이 범죄자들에 대한 사목이라는 생각에 두려움과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후원회를 모집하려고해도 쉽지 않다.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위해서 돈을 낸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범죄자인 사람들이 어디 있는가? 재소자의 많은 경우가 어린 시절에 부모가 없고 건강하지 못한 가정 안에서 자라왔다. 즉 주변 환경이 그들을 범죄로 이끈 것이다. 부모가 없는 것이 그들의 잘못인가? 사실 그들은 부모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 그리고 사회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다. 사랑이 부족한 사람들,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사람들이 바로 재소자들이다. 교도소에서 그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악수를 청하면 그들은 굉장히 낯설어 한다. 한 번도 사람들로부터 그런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그들이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변화되지 않는다고 해서 교회는 그들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많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있는 우리는, 비록 변화하는 사람이 극히 적다고 할지라도 끊임없이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교회가 이야기하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은 말뿐이 아니라 실천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사랑에 가난한 이들. 그들이 바로 재소자들이다. 교정사목은 사랑받지 못한 그들의 상처를 함께 아파하고, 우리가 주지 못했던 사랑을 늦게나마 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형제도에 대하여…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피해자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의 차원에서 사형제도가 행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피해자 가족들이 사형수들을 사형시키기는 것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살인자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바로 그들이 받은 상처에 대한 치유와 위로이다. 사형제도는 인간이 만들었지만 생명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다. 왜 생명까지도 인간이 관여하려고 하는가?


마지막으로 신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가슴 아프게도 신학생들은 특수사목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교회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사람들로부터 좋은 시선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구에 본당이 몇 개가 늘었고, 신자가 몇이나 늘었으며, 교무금이 얼마나 걷히느냐 하는 것 때문에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다. 바로 교회가 소외된 이들을 향해 먼저 다가가고, 사회의 그릇된 것들에 대해 먼저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많은 신학생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서 봉사하기 위해 신부가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물론 본당 안에도 그런 이들이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성당에 가지도 못할 만큼의 가난과 소외 속에서 살아간다. 때문에 교회는 특수사목이라는 이름으로 성당 밖으로 나가 그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그리고 어떤 사제가 되기 위하여 꿈을 키우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자. 많은 신학생들이 학교 안에서부터 특수사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사제직에 대한 소명을 키워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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