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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사도법관’ 김홍섭 50주기 추모 행사

홍보부 2015-03-19 조회  1225

여론사람들
‘사도법관’ 김홍섭 50주기 추모 행사
양승태 대법관 등 500여 명 ‘성의를 입은 판사’ 칭송
2015. 03. 22발행 [1306호]
양승태 대법관 등 500여 명 ‘성의를 입은 판사’ 칭송


▲ 김홍섭 판사의 차남 김계훈씨가 인사말을 마치고 추모 행사 참석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임영선 기자




“김(바오로) 아버님 전상서. … 아버님 저는 믿음을 통하여 과연 진리를 발견하였으며 선과 악을 다소나마 구분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회의적인 사조가 줄어들었으며 오직 천주만을 굳게 믿게 된 깁뿜(기쁨)을 가지개(게) 되었음(습)니다. … 1962. 1. 25 권(바오로) 올임(림)” 

1962년 1월 어느 사형수가 한 판사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분이다. 자신이 판결을 내린 사형수에게 ‘아버님’으로 불리는 판사가 있었다. ‘사도법관’ 김홍섭(바오로, 1915~1965) 판사 이야기다. 하느님 말씀을 충실히 따르며 살았던 그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판결을 내렸다. 자신이 판결을 내린 사형수들을 꾸준히 찾아가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대부(代父)가 돼줬다.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후배 법관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서울고등법원 주최로 ‘사도법관 김홍섭(바오로, 1915~1965) 50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해 심상철 서울고등법원장, 이상민(피델리스, 새정치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하창우 대한변협회장, 김성은(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장) 신부 등 천주교, 법조계 인사들과 후배 법관 등 500여 명이 참석해 대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사도좌 정기 방문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김 판사님은 법조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참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청빈한 법관이셨다”면서 “법조인 여러분들이 김 판사님처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삶의 최우선 자리에 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추념사에서 “김 판사님은 실정법을 해석하는 법률 실무자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사랑을 바탕으로 한 판결을 하신 분”이라며 “사람이 다른 사람 재판할 수 있는가를 늘 고민하신 판사님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사랑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죄인들을 보살펴 ‘수인의 아버지’, ‘법의 속에 성의를 입은 판사’라고 불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고 추모했다.

유족 대표로 참석자들 앞에 나선 차남 김계훈(요한, 57)씨는 “한때는 ‘김홍섭 판사의 아들’로 불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적도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아버지의 아들임을 자랑스럽게 인정했다”면서 “아버지 사랑합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우리 시대의 사도법관’을 주제로 특강을 한 최종고 서울대 명예교수는 “김홍섭은 인간의 진정한 행복, 구원이 무엇인지 근원적 질문을 던져주며 우리를 자성하게 하는 청량제”라며 “법과 인생 나아가 문학과 예술, 종교에 이르도록 많은 원초적 질문을 던져주는 사도법관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고등법원은 18일까지 법원청사 1층 대회의실 앞에 김 판사의 유품과 그가 생전에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 또 김 판사의 유가족들은 1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신사동 ‘스페이스 두루’에서 김 판사가 남긴 그림(스케치)과 사진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연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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