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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수인들에게 하느님 사랑 전하기 45년

홍보부 2015-04-15 조회  1086

여론사람들
수인들에게 하느님 사랑 전하기 45년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 20년·10년 장기 봉사자 6명 시상
2015. 04. 12발행 [1309호]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 20년·10년 장기 봉사자 6명 시상


▲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창립 45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한 6일 정성환 신부와 김성은 신부가 장기 봉사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숙·윤귀옥·장명렬씨, 김성은·정성환 신부, 백경숙·박춘자·양인수씨. 이힘 기자




“또 구경 왔어요?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윤귀옥(율리아나, 57, 인천교구 김포본당)씨가 1995년 의정부교도소에 봉사하러 갔을 때 당시 27세 남성 재소자가 던진 한 마디는 충격에 가까웠다. 본당 레지오 마리애 단장이었던 윤씨는 선배의 권유로 시작한 교정사목 봉사 첫날 재소자의 비아냥에 외려 “이왕 시작하는 거 끝까지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윤씨는 그날 이후 매주 한 차례 교도소를 찾아 비뚤어진 그 재소자를 진심으로 대했다. 처음 몇 달은 재소자가 입도 열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자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그가 윤씨에게 “교리 공부를 하겠다”고 청한 것이다. 그때부터 재소자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얻어맞으며 자랐고, 나중엔 버려졌다는 아픈 이야기를 들려줬다. 매주 한 시간의 대화로는 부족해 편지를 주고받게 됐다. 결국 원망과 복수심에 가득 찼던 그는 마음속 상처를 추스르고 ‘요한’으로 거듭났다.

의정부교도소와 서울남부구치소에서 20년간 봉사해온 윤씨는 “일주일에 하루를 봉헌함으로써 어려운 이들이 하느님 자녀로 거듭나고 새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며 “교도소에서 봉사할 때마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명렬(젬마 갈가니, 66, 서울 창5동본당)씨는 신혼이던 1975년, 한 20대 여성 한 명이 집 밖에서 서성이는 것을 보고 하룻밤을 재워줬다. 집 근처 구치소에서 미결수들이 밤에 출소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장씨는 서성이고 있던 여자가 출소자인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장씨는 이날 일을 계기로 어려운 사람을 돕기로 하고 교정사목 봉사자의 길에 뛰어들었다. 

이사를 자주 하는 바람에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지는 못했지만 장씨는 틈나는 대로 인근 교도소를 찾아 봉사했고, 10년 전부터는 서울 성동구치소에서 봉사하고 있다. 장씨는 “교정시설에 있는 이들은 법으로 드러난 죄를 지었을 뿐, 하느님이 보시기엔 그들보다 내가 더 큰 죄인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씨와 장씨를 비롯한 6명의 교정사목 봉사자가 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봉헌된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창립 45주년 기념 미사’에서 20년, 10년 장기 봉사자 감사패를 받았다.

미사를 주례한 사회사목국장 정성환 신부는 “교정사목 봉사자 여러분이 하느님 닮은 사랑의 모습으로 수인들에게 다가가는 그 발걸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며 “봉사자와 후원자 여러분이 계셨기에 45년을 하느님 은총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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