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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내한 니콜 뷔어쉬 스위스 인권특임대사

홍보부 2015-06-04 조회  967

내한 니콜 뷔어쉬 스위스 인권특임대사

한국 사형제 폐지 지지 표명
전 세계 사형제 퇴출 위해 유럽·남미 등 국가와 협력
정치인·법조인 역할 강조
“공권력 투명해야 범죄 줄어”
발행일 : 2015-06-07 [제2947호, 21면]

 ▲ 니콜 뷔어쉬 스위스 인권특임대사는 범죄억제를 위한 사형제 존치는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노력하는 종교인들이 많다는 점이 부럽습니다. 사형수들을 직접 만나신 종교계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 상황에 대한 감(感)이 잡힙니다.”

5월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스위스 대사관 회의실. 니콜 뷔어쉬(Nicole Wyrsch) 스위스 외무부 인권특임대사는 한국 종교인들로부터 사형제도 폐지운동에 대한 설명을 전해 듣고 적극적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다. 

스위스는 오는 2025년까지 지구상에서 사형제도를 퇴출시키겠다는 구상 아래 인권특임대사를 임명해 각국의 사형제도 폐지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6년 경력의 외교관 출신인 니콜 대사는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스위스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사형제도 폐지는 유럽에서만 유효한 제도가 아닙니다. 스위스는 유럽 국가들 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미 등 여러 나라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형제도가 폐지될 수 있도록 말이죠.”

니콜 대사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사형제도 폐지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현 정부가 사형제도 폐지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지만, 사형제도 폐지를 지지하는 정치인들도 있기 때문에 희망을 버릴 수 없습니다.”

사형제도를 존치시킨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든다는 통계가 없다고 강조한 니콜 대사는 범죄 억제를 위한 요인들도 언급했다. 

“폭력 때문에 사형제도를 존치해야 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범죄 억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찰조직 스스로 부패가 없어야 하며, 법무부가 투명해야 합니다. 사형제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니콜 대사는 또 정치인과 법조인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실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려면 국회입법이나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만일 올 가을 한국 국회에서 사형제도 폐지법이 통과되면 스위스 국회의원과 함께 한국을 다시 방문할까도 고려 중입니다.”

스위스는 1942년 일반범죄에 대해, 1992년 군사범죄에 대해 사형제도를 폐지했다. 한국은 지난 15대 국회부터 18대 국회까지 총 7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매번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한국교회는 지난 2월 사형폐지 염원이 담긴 8만5637인의 서명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김근영 기자 (gabino@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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