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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고정원 "사형수 목숨도 소중, 유영철 용서합니다"

홍보부 2018-10-10 조회  126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고정원 루치아노 / 살인 피해자 가족 모임 ‘해밀’


[주요 발언]

"살인 피해자 가족들과 매달 해밀 모임 친교"

"사형수 목숨도 소중, 오판 피해 있을 수 있어"

"유영철 용서하는데 가톨릭 신앙이 큰 힘"

"사형폐지, 국민 인식 달라졌다고 못 느껴"


[인터뷰 전문]

10월 10일, 오늘은 세계 사형 반대의 날입니다.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나라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대통령의 사형 집행 중단선언이 추진되고 있죠.

하지만 국민 여론이 문제입니다.

흉악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 찬성 여론이 높아지곤 하는데요.

이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쇄 살인범 유영철에게 어머니와 아내, 아들을 잃은 분입니다.

그래도 사형제도 폐지에 앞장서고 계신데요.

고정원 루치아노님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 나와 계신가요?

▶ 네, 네.



▷ 암수술 받으셨던 걸로 아는데 건강은 좀 어떠세요?

▶ 그냥 지내고 있습니다.



▷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으시고요?

▶ 다소는 있지만, 그냥 지내고 있습니다.



▷ 살인 피해자 가족 분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고 계시더라고요. 이름이 ‘해밀’이던데 모임을 한지 벌써 꽤 되신 거죠?

▶ 네. ‘해밀’ 이라는 뜻은 비가 온 뒤에 굳은 땅이라는 뜻으로, 2006년 12월 교정사목위원회에서 만든 피해자 가족 모임으로 올해로 12년차가 됩니다.



▷ 10년 넘게 만나셔서 서로 가족 같으실 것 같습니다.

▶ 네.



▷ 이렇게 만나면 주로 어떤 이야기 많이 나누세요?

▶ 한 달에 한 번 모임으로 그간 생활해온 이야기들을 주로 나누고 있죠. 많이 친교가 되고 있습니다.



▷ 해밀 모임 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큰 힘이 되십니까?

▶ 교정사목에서는 생활의 어려운 정도를 파악을 해서 나름대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혜택이 많이 힘이 되고 있습니다.



▷ 그래도 오랜 시간이 흘러도 치유가 힘든 상처도 분명히 있으시죠?

▶ 네.



▷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서 상담이나 치료를 해주는 기관이 있긴 있습니까?

▶ 특별하게 없지만 교정사목에서는 신부님이나 상담사 그런 분들이 상주를 하고 계시는데, 필요에 따라서는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 그래도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덕분에 여러 가지로 모임도 하고 지원도 받고 그러고 계신 거네요.

▶ 네, 네.



▷ 어머니와 아내, 아드님이 세상을 떠난지 15년이 됐습니다. 가족의 목숨을 앗아간 유영철을 용서하면서 사형 집행에 반대를 하셨는데요. 사형폐지 운동까지 하고 계시고요. 세상의 잣대로 보면 쉽지 않은 일들을 하고 계십니다. 사형에 반대하시는 이유를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

▶ 사형수들도 한때의 잘못된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나 생명의 잣대로는 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또 더러 오판의 피해도 있을 수 있어 사형 집행은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말씀은 이렇게 하셔도 마음으로는 아직도 많이 힘들지 않으시나요?

▶ 네. 마음이야 그냐 답답하고, 지금도 그냥 빨리 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사형폐지 운동을 벌이고 계신 것, 하늘나라에 계신 아내와 아드님이 잘했다고 하실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절대 잘했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사형 집행 반대는 어디까지나 제 소견이기 때문에요.



▷ 함께 성당에 나가자고 했던 아내분와의 약속을 지키시려고 2004년에 세례를 받으셨더라고요. 혹시 가톨릭 신앙이 유영철을 용서하는데 힘이 되셨나요?

▶ 물론입니다. 제가 하느님의 자녀가 된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 평소에 어떤 기도 제일 많이 하십니까?

▶ 제가 기도만, 어쨌든 돌아가신 분을 제가 먼저 가시게 한 죄책감 이런 용서를 구하면서 하루 일과 중의 90% 이상을 기도 속에 생활하고 있습니다.



▷ 기도를 많이 하고 계시는군요.

▶ 네. 뭐 그냥 하는 일이 그것 밖에 저한테는 주어진 일이 없으니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사형수로 살고있는 유영철한테 성경도 선물하시고 영치금도 계속 보내셨던 걸로 압니다. 지금도 보내고 계신가요?

▶ 그것은 성경책이라든가 그것은 제가 넣었고, 영치금은 두 번 정도 넣었습니다 제가. 계속 넣은 건 왜곡된 것입니다.



▷ 가족들이 떠난지 10주기가 되던 해에 각막과 장기기증 서약을 하셨더라고요. 또 남은 재산을 털어서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들한테 장학금도 주셨고요. 어떻게 이런 결심까지 하셨습니까?

▶ 제가 넉넉치도 못하지만 딸들과도 아무 상의 없이 그저 나보다 어렵게 사는 피해자 가족을 돕고 싶어 오직 혼자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 어려운 결단을 하신 것 같습니다. 사형폐지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계신데요. 우리 국민의 인식은 예전이랑 좀 달라졌다고 보시나요?

▶ 저는 국민들 인식이 달라졌다고 느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 그렇게 보세요?

▶ 네.



▷ 이게 많이 달라져야 사형폐지 국가로 가는 게 더 수월할 텐데요.

▶ 물론 그렇죠. 그러나 아직까지도 도처에서 강력사건이 터질 적마다 사형이 있어야 된다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보니까는 빛이 가려지는 것 같습니다.



▷ 그런 사람들한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십니까?

▶ 아직 시기상조이겠지만, 우리 국민들 전체가 그런 소외된 계층들을 좀 더 국가적인 차원에서라도 관심깊게 관여를 한다면 많은 발전이 있을 것 같고 우리 사회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는 21년째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말에는 대통령의 사형 집행 중단선언도 논의되고 있고요. 우리나라가 사형폐지국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저는 적극 사형집행 중단을 찬성하는 생각입니다.



▷ 빨리 돼야 한다는 입장이신 거죠?

▶ 네.



▷ 끝으로 소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우리 사회가 좀 더 사랑, 사랑을 좀 생각하고 사랑을 하면 모든 것은 용서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까지 살인 피해자 가족이시면서도 사형제도 폐지 운동에 앞장서고 고정원 루치아노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마음에 더 큰 울림이 있는 것 같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 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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