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어제는 '세계 사형폐지의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폐기되고 말았습니다.

사형제 폐지 법안 통과를 요구하기 위해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어제(10일) 국회에서 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현장을 이학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지금까지
1310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그러나 오판으로 억울한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범죄 감소 등의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점에서
사형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옵니다.

국가가 살인을 범죄로 규정해놓고
다른 한쪽에서는 직접 살인을 행한다는 점 또한 모순입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20년이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실질적 사형폐지국가'입니다.

'실질적 사형폐지국'에서
'완전한 사형폐지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사형폐지 법안이 그동안 7번이나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법사위에서 가로막혔습니다.

국회의원들과 종교계, 시민단체는
제16회 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에서
하나가 되어 다시 한 번 사형제 완전 폐지를 외쳤습니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배기현 주교는
귀한 생명을 잃은 결과로
또 하나의 생명이 사라지게 되는 업보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자비와 용서의 길을 걷자고 강조했습니다.

<배기현 주교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우리는 인간들이기에 인간이 걸어가야만 할 더 귀한 길 곧 생명을 아끼는 길에 더 큰 마음으로

다가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간의 일이지만 인간적인 것을 넘어서야 이루어질

이 사형폐지 운동에 하늘의 감도가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은
사형 집행만이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유일하고 진정한 보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사형제 대신 대체형벌을 통해
형벌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최영애 위원장 / 국가인권위원회>

"올해는 유엔이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확인하기 위해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지 70주년

 되는 해입니다. 이제 사형 제도를 둘러싼 논쟁을 끝내고 기존에 사형으로 처벌했던 범죄에

대하여 어떤 형벌로 대체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기념식을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서면 축사를 통해 "사형 제도를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상민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특별법에 동의한
20대 국회의원은 대략 50명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는 지난 19대 국회 때 사형폐지 특별법에 과반이 넘는
172명이 동의했던 데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입니다.

실질적 사형폐지국가에서
완전한 사형폐지국가가 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cpbc 이학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