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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라디오] 현대일 신부 "사형제, 국민을 청부살인하게 만들어"

홍보부 2018-12-21 조회  116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현대일 신부 /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


[주요 발언]

"문재인 대통령의 사형집행 중단 선언 기대"

"여론 때문에 사형 유지? 로마 검투사 경기인가?"

"피해자 가족, 다 사형 찬성하지 않아"

"사형, 국민을 청부살인하게 만드는 것"

"절대적 종신형은 고문, 상대적 종신형으로 가야"


[인터뷰 전문]

천주교는 줄기차게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해왔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요.

용서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이 쉽지만은 않네요.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이시죠.

현대일 신부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신부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 가톨릭교회가 사형폐지 운동을 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요. 빨리 결실이 나진 않고 있습니다.

좀 답답하기도 하시죠?

▶ 네, 워낙에 어려운 문제이니까요.



▷ 오늘은 70번째로 맞는 세계 인권의 날입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세계 인권의 날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형집행 중단 선언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여전히 기대를 좀 하고 계시나요?

▶ 네, 기대를 하고 있고 기도를 하고 있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또 그것에 너무 얽매이는 것보다는

우리가 해야 될 바를 계속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근데 우리 국민의 법감정은 아직도 사형폐지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흉악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제 찬성 여론이 높아지곤 하는데, 국민의 이런 인식은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 우리가 계속 여론 이야기를 하고 앞에서도 몇 % 이야기를 하는데 국민들의 법감정, 여론 때문에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비유를 들면 로마 제국 콜로세움 검투사 경기를 보다가 검투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군중들이 야유를 보내면 황제가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겁한 변명이죠.

그러니까 사형제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65%, 아까 나왔듯이 프랑스의 경우 계속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테랑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결단으로 1981년에 폐지를 했잖아요.

아까 금태섭 의원도 말씀하셨지만, 그런 결단을 해서 폐지를 한 뒤에는 오히려 더 여론이 그런 결단에

대해서 지지를 많이 보내고 있고, 그런 결단으로 인해서 프랑스는 인권국가, 사형폐지 운동의 핵심국가로

거듭나고 있지 않습니까? 여론 때문에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론을 의식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다. 어떻게 보면 반대도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민주주의이니까 진정으로 국민이 주권을 갖고

있는 국민이 주인이니까,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뺏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것이죠. 사형시켜 버림으로써 국가가 ‘나는 의무를 다했어’ 라고 무책임하게 책임을 회피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씀 나왔듯이 오판의 가능성도 있고. 사실 범죄 억제력이 있지도 않은

사형제를 유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지원과 노력을 쏟아서 추스릴 수

있도록 하고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가 정말 무엇이 문제인가를 살펴보면서 재발방지에

힘쓰는 것. 그것이 국민이 주권인 나라, 그게 민주주의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 여론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네요.

▶ 네.



▷ 사형제 유지에 찬성하는 분들은 ‘무고하게 죽은 사람의 생명은 누가 책임지느냐.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어떻게 하느냐’. 그래서 사형은 죗값이라고 얘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

▶ 그런 생각을 쉽게 할 수 있죠. 그러한 질문에는 굉장히 큰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험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사형제를 유지하면서 사형을 시켜버리면 피해자 생명에 대해서 우리 국가가 책임을

다한 것일까? 흉악범을 사형시키면 피해자 가족의 삶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면하는 것일까요?

사형시켜 버림으로써 국가가 ‘난 의무를 다했어’ 무책임하게 회피히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씀드렸듯이

오히려 범죄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지원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사형시킨다고 무고한

피해자들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잖아요.

엊그제 피해자 가족모임을 했었어요. 요즘에 앞서 말했듯이 종신형 입법 청원 서명운동을 하잖아요.

한 범죄로 딸을 잃으신 어머니가 당신 아는 분들, 성당에서 단체활동하는 모든 분들에게 서명운동

하라고, 빨리 하라고 독려를 했다는 얘기를 나누어 주시더라고요. 피해자 가족들은 당연히 사형제를

지지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가족을 언급하면서 사형제 유지 운운하는 것이 진정으로

사형 피해자들을 돌보고 지원하고 상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피해자 생각하는 척 하면서 사형을 하는 것은

또다른 살인을 하는 것이고 또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를 국가를 보복하는

깡패조직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러한 국가에 세금을 내는 것은 너무 과격한 표현일 수 있겠지만

우리 국민을 청부살인하는 살인마로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실제로 사형수들을 자주 만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부 그렇지는 않다고 해도,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는 분들이 계시긴 하죠?

▶ 제가 매주 금요일마다 사형수를 만나고 있는데, 정말로 오랜 시간 만나면서 계속 조금씩 변화하고

정말로 반성하고 변화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냥 너무 쉽게 그 전에 20년 전, 30년 전에 있었던 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까, 대체형벌이 있다는 걸 전제로 사형폐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시나요?

▶ 앞서 말씀드렸고 계속 나오듯이, 종신형에는 절대적 종신과 상대적 종신형이 있잖아요.

우리 교황님께서는 "처벌은 재소자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게 하고, 재소자가 희망의 지평을

가지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벌은 고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절대적 종신형은 감옥에서

평생 살라고 하는 건데, 사실 감옥 독고방이라는 상태가 두 평이 안 되잖아요. 누우면 손바닥 몇 뼘이

안 남고, 창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창살이 있고 그래서 거기에 햇볕이 들어오고 그럴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창살도 없고, 자살할까봐 거기에 목 매달아 죽을까봐 창살도 없고 정말

펜싱 마스크 처럼 촘촘한 철판. 그래서 바람도 거의 들어오지 않는 그 상태에서 거기서 살고

거기에서 죽으라는 것인데, 그것은 거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정말로 고문이 아닐까.

앞서 금태섭 의원도 말씀하셨듯이 한 단계로 넘어가야 되지. 궁극적이라는 것은 희망을 둘 수 있는

상대적 종신제로 나아갈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현재 사형수들 중에서는 70대도 있거든요. 그분들을

거기서 계속 놔두게 하는 것은 정말로 가혹한 형벌이고 고문이죠. 그분들이 나오셔서 다시

무슨 죄를 지을 수 있을까요. 정말로 앞으로 나아가야 될 것은 상대적인 종신형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 사형수 분들이 신부님 만나면 어떤 얘기를 제일 많이 하시나요?

▶ 어떤 얘기라기보다는 복음 얘기를 나누고,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하고, 일상적인 얘기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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