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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라디오] 현대일 신부 "사형제 법률 폐지는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계기 될 것"

운영지원 2020-12-16 조회  1276

[인터뷰] 현대일 신부 "사형제 법률 폐지는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계기 될 것"

"종파 대표 한 사람만이라도 수용자 영적 면담할 수 있게 해야"


▲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현대일 신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현대일 신부 /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교정사목위 50주년, 사랑 나눔의 복음적 실천 의미 커

교도관 고종렬 베네딕도 형제의 사랑 실천이 시초

1975년 후원소식지 ‘빛’ 창간, 다양한 지원 활동

출소자 자립 위한 `기쁨과 희망은행` 설립, 223명에게 지원

사형제 법률적 폐지 이뤄져야, 폭력의 악순환 고리 끊는 계기


[인터뷰 전문]

리포트에서 들으신 것처럼 설립 50주년을 맞은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는 교도소 안팎에서 재소자의 교화와 출소 후 자립을 돕는 것은 물론 사형폐지운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는데요.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현대일 신부 연결해 교정사목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사목 방향에 관해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현대일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자선주일인 어제 설립 5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는데요. 반세기 교정사목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감개 무량하고 사실은 50주년이라고 하면 1970년 4월 2일 명동성당에서 창립총회를 김수환 추기경님 모시고 후원 회원들, 교정 관계자들 모시고 한 게 연유가 되는데요. 후원 회원이 이미 있었다는 말이 뭐냐 하면 이전에서 부터 이미 교도소 후원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70년 이전부터 60년대 이미 교회로부터 인정받기 전에 우리 신자 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스스로 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70년에서부터 규정을 정하고 조직을 정비하면서 스스로 각 본당 다니면서 후원금을 모으는 것이죠. 자생하고 자립한 위원회라는 게 그 의미가 가장 크고요. 그것이 저는 첫 번째의 의미라고 생각하고 그다음에 두 번째 의미는 50주년이지만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60년대에서부터 시작했는데 이 60년, 70년대가 한국전쟁 바로 직후거든요. 우리가 한참 가난할 때 자기도 힘들지만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그런 복음적인 실천을 했다. 그것이 두 번째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나눔을 하는 데에 정말로 죄인이라고 사회가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으로 그렇게 진정한 이웃 사랑을 반백년 해왔다. 그것이 세 번째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교정 사목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입니다. 19년간 사형수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또 재소자 500명이 넘는 분들에게 대부가 되어 준 교도관이 계셨다고 해요. 이 분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고종렬 베네딕도 형제님이신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60년대 한국전쟁 이후에 이념적인 이유로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사형 판결도 받습니다. 교도관인 이 분이 이 사람들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적어도 죽기 전에는 대세라도 줘야 되지 않나 생각을 틈틈이 방문하고 상담하고 교리를 원하면 교리도 가르치고 신부님 모셔서. 여의치 않으면 자신이 대세를 줬다고 하는 것이죠. 대부를 선 것이 500명이 넘는다고 하는 걸 봐서는 얼마나 많이 세례를 줬는지 알 수가 있겠죠. 그리고 당시에는 교정 시설이 열악하니까 입고 먹는 것이 부족해서 자신의 박봉을 털어서 줬다고 하니까 그런 소문이 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신자들이 그 얘기를 듣고 우리 같이 도와주자. 여기서 본당들이 후원을 해 주고 그것이 우리 교정 사목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그게 발판이 됐군요. 1970년대 교정 시설이나 재소자들의 상황은 어땠는지 가늠하기가 힘듭니다만 그때 당시 상황이 어땠습니까?

▶저희 교정사목위원회 75년에 후원 소식지 ‘빛’을 창간합니다. 70년대 설립돼서 5년 내에 이 소식지를 발간한 걸 보면 후원회는 정말 급속도로 성장을 한 것이죠. 그 소식지에 보면 이미 서울구치소 당시 영등포 교도소, 영등포 구치소 그리고 의정부 교도소에 천주교방이 마련이 되었다고 해요. 천주교방에 신부님, 수녀님 오셔서 성가 지도도 하고 교리 지도도 하고 미사도 하고 그렇게 했다고 하니까 그리고 5년 사이에 이미 800명 가까이 세례를 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형수 장례도 56명이나 치러줬다는 기록이 나와 있네요. 그리고 그것뿐만 아니라 후원회에서 강사 분들 모셔서 교도소 강의도 나가시고 5분 명상이라고 테이프도 녹음해서 각 교도소에 보내면 교도소에서 방송도 해 주고 수용자들 위한 영화상영도 할 수 있도록 후원도 하고 활발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지금은 일반화 돼 있지만 그 당시부터 그렇게 후원자들의 후원에 힘입어서 디양한 활동이 이뤄졌군요. 출소자들의 자립을 위한 기쁨과 희망 은행이 사회인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발판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자립을 했나요.

▶현재까지 223명에게 지원을 했습니다. 위원회가 돈이 많은 사람들 한두 사람의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후원자 분들이 소중한 돈 한 푼, 두 푼 모아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 대출자분들에게 그런 얘기를 합니다. 우리 위원회가 돈이 많아서 주는 것이 아니다. 남아 돌아서 주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응원하고 있는 것. 여러분들이 받는 대출금에는 많은 사람들의 응원이 들어 있는 것이다. 절망하지 말고 힘을 내어라. 희망을 잃지 말아라. 그렇게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용자들의 가정이 또 해체되는 일 막기 위해서 재소자 가족들을 위한 지원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가족들에게는 어떤 도움을 주고 계십니까?

▶정말 불우한 가족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족이 수용시설에 있으니 더 힘들어지는 분들이 많고 또 편부모 가족인데 구속되면서 홀로 남겨진 아이들도 있고요. 저희 위원회에는 재정적인 지원도 하지만 또 반면에 심리적인 지지들 그러니까 특별히 미성년자 자녀들에게는 우리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방문하고 도와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위안도 되고 누군가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구나. 신경 써 주는 사람이 있구나. 느끼게 하면서 안정시켜 주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꼭 교정 사목에서 필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가 범죄 피해자 가족 지원이 아닐까 싶은데요. 용서와 치유가 누구보다 어려울 수 있는데 어떻게 모임을 끌어가고 있습니까?

▶범죄 피해자 가족 모임은 자조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스로 서로가 서로를 돕는 모임이죠. 가족을 살해 범죄로 잃었기 때문에 상실감은 말도 못하죠. 그 상실감을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에게 토로하고 그러면 또 서로가 서로를 위로를 하는 그런 모임입니다. 매달 모여서 기도하고 식사도 함께 하고 그런 모임을 했는데 요즘은 모이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전화로 서로 안부를 묻고 위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자조 모임을 하고 있네요. 사형 폐지 운동 역시 사회교정사목위원회 빼놓을 수 없는 활동 아닙니까? 지난 9일에 한국주교단 이름으로 사형제도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던데 신부님께서 의견서를 낭독하셨더군요. 어떤 내용을 전달하셨습니까?

▶우리 위원회가 처음부터 사형수 만나서 지속적으로 상담했고 사형수들의 마음 변화를 보았기 때문에 사형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 절감하고 있습니다. 계속적으로 사형폐지 운동을 하고 있는데 말씀하신 대로 지난 수요일 헌법재판소의 한국 주교님들의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그 내용은 사형폐지가 법률적으로 완전히 이루어져야 한다. 사형제가 법률적 폐지로 이루어져야 된다. 사형제는 강력범죄를 막는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사형제도 폐지가 폭력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하는 그러한 내용의 의견서였습니다.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가 되어 있긴 합니다만 법률적인 폐지는 아직까지 안 되고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이번에 위헌 결정이 나면 아무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교정 사목 역시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면회나 지원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까 앞으로도 지금 같은 비대면 상황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는데 코로나19 대유행이 그간의 교정 사목 활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그렇죠. 앞으로 계속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계속 우리도 고민하고 있는데 수용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도 가톨릭 신자 분들에게는 저희가 매주 모금을 해설하는 내용의 편지를 계속 보내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답장이 ‘신부님, 감사합니다.’ 답장이 오면 다시 또 답장을 해 주면서 서로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고 편안하게 얘기를 더 해 주고 있고요. 다른 수용자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여러 위문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교정 사목하는 다른 교구의 신부님들과 수녀님들과 계속 논의 중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교정 당국하고도 충분히 협의가 돼야 하지만 분명히 여러 명의 출입이 안 되고 여러 명이 함께 모이는 미사 같은 경우는 안 되겠지만 각 종파의 한 명 정도는 들어가서 개인적인 면담, 영적인 면담은 할 수 있게 해야 되지 않는가. 그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고 문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된 이야기입니다만 지난 반세기 이어서 앞으로의 50년 사회교정사목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길 어떻게 생각해 보시고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 분들 신자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십니까?

▶교정 당국은 어쩔 수 없이 점점 더 수용자들 많이 통제를 하거든요. 그런데 ‘교정’하면 사람이 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잖아요. 그런 통제만으로는 사람이 변하긴 쉽지 않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듯이 사람을 계속 만나고 타이르고 위로를 전해 주고 껴안아 주는 그런 사랑만이 정말 사람들을 변할 수 있게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 것은 종교의 힘이 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신자 분들이 계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후원을 해 주시는 그 도움에 힘입어서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변할 수 있지 않는가. 수용자들이 변해야 이 사회도 조금씩 변할 수 있지 않을까. 따뜻하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우리 사회를 변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사회교정사목위원회도 그렇게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서울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현대일 신부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신부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12-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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