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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5명 정원에 10명 생활… 교정시설 인권 침해 심각

운영지원 2022-02-15 조회  815

5명 정원에 10명 생활… 교정시설 인권 침해 심각

국가인권위원회,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 법무부에 개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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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구치소, 교도소 등에 수용됐던 수용자들이 교정시설의 과밀수용과 관련한 진정 사건에 대해 비인도적인 처우로 보고 법무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인권위원회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고 현재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지, 해법은 없는지 살펴봤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수도권에 위치한 구치소와 교도소 등에 수용됐던 수용자 4명은 지난해 과밀수용으로 인해 기저질환이 악화되고, 정신적 고통 등을 겪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정인들이 다른 수용자들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수면 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만큼 협소한 공간에서 생활했고, 이는 인간으로서의 기본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조차 확보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1인당 수용 거실 면적이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협소하다면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은 비인도적인 처우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처우는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자유권규약 제7조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대우’에 해당하며, 우리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 및 헌법 제12조의 신체의 자유에도 반한다고 봤다. 이같은 판단에 근거해 인권위는 2021년 12월 23일 법무부장관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진정인 4명은 수감 중 일부 기간을 과도하게 정원을 초과한 상태로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정인 A씨는 수용기준 5명이 정원인 거실에서 9명이 나흘 동안, 진정인 B씨는 정원 5명인 거실에 9일 동안 10명이 생활했다.



과밀수용의 심각성과 문제점

교정시설 과밀수용은 오래전부터 계속된 문제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수용률은 115.8%다. 특히 대도시 부근 교정시설 과밀수용이 심각하다. 교정시설 중에 구치소는 형이 확정되기 전 임시로 수감된 미결수가, 교도소는 재판에서 형이 확정돼 형벌을 수행하는 수형자들이 수감된다. 그런데 대도시 인근 지역 구치소 부족으로 교도소에 미결수까지 수용해 인원이 넘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과밀수용도 문제다. 현재 여성전담교도소는 청주여자교도소 한 곳이다. 최근 여성 범죄율이 증가하면서 과밀수용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정시설 과밀수용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거주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형자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결수는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받는다. 또한, 수용인원을 초과로 교정시설에서 발생하는 자살, 수용자 간의 폭행 등 각종 교정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 교정사고 발생 건수는 2011년 911건에서 2020년 1241건으로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밀수용은 코로나19 등 집단감염에도 취약하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동부구치소, 하반기 홍성교도소 코로나19 집단감염 원인으로 교정시설 내 과밀수용이 지목된 바 있다.



수용자 적절 생활 면적, 법률로

2016년 헌법재판소는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면적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며 구치소 내 과밀수용행위의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2023년까지는 수용자 1인당 적어도 2.58m² 이상의 수용면적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법무부도 수용자 과밀수용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각종 개선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교정개혁위원회, 과밀수용해소 T/F팀을 구성했다. 이에 근거해 현재 현장 점검과 관련 법률 개정, 교정시설현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활동가들은 법무부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강성준 활동가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환영한다”며 “법무부가 교정시설에 만연한 과밀수용을 해소하는데 더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용자가 적절한 생활 면적에서 생활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그 부분을 법률로 규정해야 하며, 수용실 정원 계산 시 적용하는 1인당 기준 면적도 다른 국가 기준을 참고해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혼거실(다른 수용자와 함께 지내는 곳) 수용자 1인당 기준 면적은 유럽이나 일본 등 교정 선진국에 비해 좁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이후 설계된 서울동부구치소와 증축시설 혼거실 수용자 1인당 기준 면적은 3.4㎡지만 그 외 시설은 2.58㎡에 불과하다. 독일의 1인당 기준 면적은 7㎡, 일본 7.2㎡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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