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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인권을 위한 살인피해자 가족모임

홍보부 2011-09-27 조회  1992

[2011년 9월 25일 가톨릭신문에 실린 기사 내용입니다]


인권을 위한 살인피해자 가족모임 레니 쿠싱 사무국장

“예수님의 죽음 묵상하며 사형제 문제 바라봅시다”

▲(사진설명) 레니 쿠싱 사무국장

“아버지의 살해로 사형에 반대한다는 신념을 바꾼다면 오히려 살인자들에게 더 많은 힘을 넘겨주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버지만을 잃은 것이 아니라 신념도 함께 잃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뉴햄프셔 주 하원의원을 역임했으며 전미사형폐지연합(NCADP)의 이사를 맡고 있는 레니 쿠싱(Renny Cushing) 인권을 위한 살인피해자 가족모임(Murder Victim’s Families for Human Rights, 이하 MVFHR) 사무국장은 23년 전 살인범에 의해 부친을 잃고 최근 5개월 전 비슷한 범죄로 매제를 잃었다. 그러나 “내 이름으로 살인을 하지 말라”며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그의 신념은 확고했다.

“미국에서 흔히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What would Jesus do?)’라는 문구를 사용합니다. 이것을 사형제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느 한 사람을 처형하실까? 독약투여나 전기충격으로 사람을 죽이실까?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인 그의 신념에는 종교적인 바탕이 깔려있었다. 또한 그는 “성경에는 ‘살인하지 말라’는 명확한 구절이 있다”며 “예수님의 처형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사형제도를 어떻게 봐야할 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형은 사형수만을 죽이는 행위가 아니라 사형수의 가족에게 다시 한 번 피해를 가하는 것입니다. 사형을 집행한다고 해서 살해당한 제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다만 슬퍼하는 유가족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MVFHR 구성원에는 살인피해자뿐 아니라 사형수의 가족도 포함돼 있다. 레니 쿠싱 사무국장을 비롯한 MVFHR에게는 사형은 곧 살인이다. 사형수보다 살인피해자 가족에 초점을 두는 그는 세계 각 국을 방문하며 사형제 폐지만큼이나 살인피해자들의 권리를 보장할 것과 치유를 도울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가 역사의 편에 서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형제도는 마치 식민주의나 노예제도가 종식됐던 것처럼 사라져가고 있고 마침내 완전히 사라질 것입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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