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5일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를 찾아 사형수들과 함께 부활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염 대주교는 강론에서 "이 세상에서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우리 자신도 여기 있는 사형수 여러분과 같다"면서 "우리는 목숨을 잃는 물리적인 죽음만 생각하지만 상대방을 위해 나를 내어주고 희생하고 배려하는 것도 나를 죽이고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예수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면서 우리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그 사랑을 받아 나와 이웃, 더 나아가 이 세상을 사랑하며 완성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4명과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 김성은 신부, 봉사자들 등이 참석했다. 현재 사회교정사목위 봉사자로 10년째 활동 중인 공지영 작가도 함께했다.

염 대주교는 "여기 있는 봉사자 여러분을 보니 저도 여러분처럼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고 행복한 얼굴을 보니 질투도 난다"며 격려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사형수들은 작년 12월 예수의 수난과 죽음에서 일어난 사건 14개를 묵상하는 기도인 '십자가의 길' 기도에 참회의 고백과 묵상을 담은 책 '사형수와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을 내기도 했다고 서울대교구는 전했다.

한편 염 대주교는 이날 미사에 이어 오는 7일 오전 11시에는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강당에서 '이주근로자와 함께하는 부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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