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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출소자들 사회적 재기 돕는 '희망의 동반자'

홍보부 2013-04-16 조회  1840

2013. 04. 14발행 [1211호]
 
출소자들 사회적 재기 돕는 '희망의 동반자'

서울 사회교정사목위 '기쁨과희망은행' ,창업 교육과 자금 지원...심리치료까지

   지난해 말 교도소에서 출소한 유성환(가명, 51)씨. 아내는 자녀를 데리고 이미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그는 악취가 진동하는 고시원 하수구를 들여다보다 힌트를 얻어 '하수구 악취제거기'를 만들어 설치했다. 악취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고시원 주인은 "지독한 냄새 때문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유씨 덕분에 방이 꽉 찼다"며 고마워했다.

 유씨는 자신이 개발한 악취제거기 사업으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특허출원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신용불량자인 그에게 사업자금을 대주겠다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그는 낙담 중에 천주교 신자 지인을 통해 '기쁨과희망은행'이라는 곳을 소개받은 후 재기의 꿈에 부풀어 있다.

 김자옥(가명, 51)씨는 두 차례 옥살이를 하고 지난해 출소했다. 사무직 종사자였던 김씨는 재취업이 어렵자 요식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종과 근무 시간대를 바꿔가며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던 그는 반찬가게가 가장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사업 경험과 돈이 없는 그는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가 기쁨과희망은행 문을 두드린 이유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위원장 김성은 신부) 산하 기쁨과희망은행이 이들에게 부활의 꿈을 심어주고 있다. 취업교육과 사업자금 대출 등 출소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준다.

 창업기초교육이 한창인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삼선동 '빛의사람들' 2층 강의실. 출소자 13명이 '온라인마케팅 및 SNS 홍보전략' 강의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이들은 비즈니스 코디네이터 강사 김대중(Biz4Biz 대표)씨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김씨는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SNS(페이스북 등)보다는 카카오톡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에 100명이 방문하면 1.4명 꼴로 물건을 구매하니 참고하라" 등 구체적 통계를 갖고 온라인 창업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이날 마지막 수업은 '원하는 나'를 주제로 한 사진치료 시간. 상담학 박사 김준형(한북대) 교수는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성장과 건강, 행복한 삶에 방해가 되는 '제한적 신념'에 무의식적으로 사로잡혀 있다"면서 "우리가 성공하려면 이것을 긍정적 신념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소자들이 자신만의 긍정적 신념을 만들어 이를 시각적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출소자 권기범(가명)씨는 "교도소에서 억눌린 생활을 해왔는데 출소자를 인격적으로 대해줘 매우 기뻤다. 강의를 듣고 새 희망을 꿈꾸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쁨과희망은행은 창업기초교육과 심화교육이 끝나는 대로 창업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선정해 창업자금을 대출해준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39명에게 23억 7000만 원을 대출해줬다. 문의 : 02-921-5093, 서울 사회교정사목위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 한 출소자가 3일 창업기초교육장에서 강의 내용을 꼼꼼히 필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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