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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기쁨과희망은행 제1호 대출 완납자 박철종 씨

홍보부 2014-09-18 조회  1106

기쁨과희망은행 제1호 대출 완납자 박철종 씨

“개업 첫 매출 손에 든 순간 잊지 못하죠”
출소 후 직장 못 구해 포기했던 시기
대출받은 종잣돈으로 음식점 창업
휴일 없이 영업… 5년 만에 대출금 청산
“다시 살았다 생각, 더 이를 악물었죠”
발행일 : 2014-09-21 [제2911호, 19면]

 ▲ 9월 11일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성은 신부(앞줄 오른쪽)와 기쁨과희망은행 관계자들, 박철종씨와 부인 김순선(앞줄 가운데)씨가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방망이질 칩니다.”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전대리에 자리한 한 음식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위원장 김성은 신부) 산하 기쁨과희망은행 관계자들에 둘러싸인 박철종(53)씨는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쁨과희망은행에서 창업대출을 받은 지 꼭 5년 만에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쁨과희망은행은 출소한 지 3년 이내 출소자와 피해자 가족의 자립을 위해 무담보 대출을 해오고 있는 곳이다. 지금껏 150명 가까운 사람들이 대출을 해갔지만 대출금을 모두 갚은 것은 박씨가 처음이다. 이날로써 박씨는 그간 알게 모르게 져왔던 부채를 모두 떨어냈다.

지금은 매달 1500만 원 가까운 순수익을 올리는 음식점의 어엿한 사장이지만 5년 전만 해도 박씨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처지였다. 뜻하지 않은 실수로 낙인이 찍히는 순간 삶은 끝 간 데 없이 곤두박질쳤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선의를 가지고 있어도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두드린 곳이 기쁨과희망은행이었다.

기쁨과희망은행에서 대출받은 종잣돈으로 가게를 열고 첫날 번 돈을 손에 쥐었던 때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다시 살아났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는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다시 살아났다는 생각에 더욱 이를 악물었다. 부인 김순선(46)씨와 365일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에 매달렸다. 부부의 부지런함과 정갈함은 누가 봐도 똑소리가 난다. 한 번 박씨의 음식점을 찾은 이는 다시 발걸음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가족 단위 고객은 물론 멀리 제주와 마산 등지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요사이는 주위에 있는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인심 좋다는 소문이 퍼져 음식점에서 꼭 한두 자리는 외국인들 차지가 될 정도다.

박씨는 자신이 어려웠던 때를 생각해 북한이탈주민들을 고용해 한가족처럼 지내기도 한다. 조그만 나눔인 셈이다.

박씨 부부가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 일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제가 받았던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굳이 봉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받은 것을 나눌 뿐이다.

박씨 부부가 품은 또 하나의 희망이 어떤 결실을 맺어갈 지 기대가 된다.

※문의 031-334-0354(최고봉 갈매기살)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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