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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라디오] 이석수 "무기수 감형,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순간"

홍보부 2018-12-21 조회  131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이석수 요아킴 / 前 사형수, <행복한 사형수> 저자


[주요 발언]

"무기수 감형, 세상서 제일 아름다운 순간"

"사형은 창조의 영역 침범, 사형 폐지돼야"

"잘못 반성하고 회개하는 사형수 많아"

"사형수들, 희망 줄 수 있다면 변할 것"

"빛과 소금의 삶으로 사회에 결초보은"


[인터뷰 전문]

이번에는 사형수였던 분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또 유기수로 감형을 받으셨고요.

결국 20년만인 2010년에 출소하셨습니다.

지금은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고 계시네요.

이런 걸 인생역전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요?

사실 2년 전에 <열린세상 오늘>에 한 번 나오셨었는데요.

사형폐지 특집 방송이라서 다시 한 번 모셨습니다.

이석수 요아킴님 전화로 만나보죠.



▷ 이석수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명함에 힐링강사라고 되어 있으시다던데, 강연을 얼마나 많이 하고 계신 겁니까?

▶ 힐링 참 좋은 말이죠. 치유를 뜻하고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 그래서 강연을 많이 하고 계시군요?

▶ 네.



▷ 강연에서 주로 어떤 내용 들려주십니까?

▶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이나마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일을 한다면 얼마나

행복한 직업이겠습니까? 이게 곧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죠.



▷ 본인이 겪으신 사연을 들려주시는 것만으로도 듣는 분들이 많이들 놀라기도 하고 그러시죠?

▶ 네. 어떤 분들은 엄청 감동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 사형선고를 받으셨던 게 1991년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일입니다. 이런 질문이 죄송하기도

합니다만. 그때 기억이 나시나요?

▶ 그날은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 판결 듣고 어떠셨습니까?

▶ 저는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감형되었을 때,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그런 순간적인

장면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살아가는 재생의 삶만큼은 정말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고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다운 삶을 살아야 되겠다는 그런 각오를 많이 받았습니다.



▷ 지금 무기징역도 힘든 형벌이 아니냐 얘기도 있지만, 사형수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셨던 거죠?

▶ 네, 하느님의 은총 그 자체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제가 앞에서 인생역전이라는 말도 했습니다만, 사실 개인적으로도 가장 궁금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형선고까지 받으셨던 사형수가 마음을 다잡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거든요.

제가 듣기로는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하시고 출소하시기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 네, 저는 이제 세상의 어떤 유혹과 시험에도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이 제 마음에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살얼음을 밟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후회 없이 부끄럼 없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 가톨릭 신앙은 언제 접하신 거예요?

▶ 제가 저의 아내를 만나고 난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껍데기 신자에 불과했고,

사고가 난 후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느님께 절실히 부르짖고 그때 절실히 하느님을 영접하고

주님의 뜻대로 정말 거듭나는 삶을 살아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던 기억이 나네요.



▷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서요. 20년 만에 출소하셨을 때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습니까?

▶ 쉽지 않았죠. 정말 주님께서 주신 재생의 삶만큼은 정말 하루와 다른 천주교의 뜻에 부합할 수

있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야 되겠다는 그런 각오로 제 마음을 항상 다잡으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 살다보면 누구나 힘들고 지치고 상처받곤 합니다. 그럴 땐 어떻게 이겨내고 계세요?

▶ 첫째는 주님께 향한 믿음이었습니다. 암울한 시간과 환경 같이 절망적인 서글픈 모든 마음을

오롯이 하느님께만 의탁했으니까요. 인명호피라는 말도 있듯이, 사랑하는 가족과 형제와 은인들에게

두 번 다시 실망시켜 드리지 않고 반드시 새롭게 거듭나서 더러워진 저의 이름을 회복해야겠다는

그런 각오를 많이 했었죠.



▷ 신앙심이 정말 깊으신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 사형제도와 관련된 질문도 드리고 싶은데요. 최근 흉악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형제 폐지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는데 굳이 사형제를

없앨 필요가 있냐고 얘기하는 분도 있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저는 사형폐지를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의 한 사람입니다. 큰 죄를 지었다고 해서 국법으로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것은 창조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큰 죄를 저지른 사형수

중에 사람의 마음이 아닌 짐승 같은 사악한 마음을 가진 자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물론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을 편드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하지 않아도 사형수들은

죽음 못지 않은 고통 속에서 눈물의 삶을 살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회개하는 이들도 제가 많이 보았습니다. 그들에게 한 줄기 희미한 희망이라도 줄 수만 있다면 그들 중

대다수가 사람으로 변할 것입니다.



▷ 요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도 많고요. 청소년들은 잘못된 행동인 줄도

모르고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 한 마디로 사람이 됨됨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사람이 가슴이 따뜻해야 하는데,

요즘 인성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요즘 청소년들에게 더 많이 봅니다. 순간적인 감정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과격한 행동으로 돌변하는 사건을 보면, 또 한 번 사람의 인성에 대해서 생각을

깊이 해봅니다. 이 나라 미래의 주인공은 청소년들인데, 나라가 잘 되고 사람의 도리를 기록한

삼강오륜 있죠. 그게 생각이 나네요.



▷ 요즘은 어떤 기도 많이 하십니까?

▶ 저로 인해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 분들께서 하늘나라에서 천상행복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바라고요. 저로 말미암아 가슴 아파하는 유족들을 위해서 제가 더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게 제가 결초보은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제 자신을

살펴보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 ‘행복한 사형수’ 라는 책도 내셨고요. 지금 수필가이자 강사이자 연주자로 많은 분들한테

희망을 주고 계신데요.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또 있으세요?

▶ 저의 책 제목처럼 행복한 사형수로 보람된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절망하고 힘겨운 이들과

방황하는 비행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 희망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주님께서 제게

재생의 삶을 주신 것은 반드시 깊은 뜻이 있을 것입니다. 빛과 소금의 삶을 열심히 펼쳐가고자

하루하루 제 마음을 늘 다잡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사형수였던 과거를 뒤로 하고 희망의 메신저로 살고 계신 이석수 요아킴님

만나봤습니다. 오늘 이렇게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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